-꽃이 많아서-
꽃이 많아서 슬픈 봄이네요
풀 속에 무리무리 고개들고
그만그만한 키로
바람도 없이 벙글어 어느 한 꽃이 쓰러지면
함께 쓰러질 풀꽃들
서로서로 향기로 배고프고
배고픈 향기로 꽃들은 더욱 선명하네요
강변 가득히 깔린 꽃들이 보기싫어서
외면하지만 마음은 거기가 있습니다
누가 지금 저 꽃을 꽃이라 하겠습니까
누가 있어 저 꽃을 꽃이라 말하면
꽃이라고 대답하겠습니까

    -향기-
헤어진 첫사랑
가슴 무너지는 통곡의 빛깔
줄줄이 매달린
눈물방울 하필 꽃으로
툭 툭 열어
초하에 이는 현기증

다하지 못하고
남은 말끝에 묻힌 소리
하나씩 뱉어내
들여다 보니 불현듯
솟구치는 피빛 그리움의 부재

일찍 지려고
피었다면
못 본 척 할 터
체념하고 돌아서는
등으로 와락
매달리는 향기

길을 걷다가
문득 그대 향기 스칩니다
뒤를 돌아 봅니다
꽃도 그대도 없습니다
혼자 웃습니다

두편 다 김용택 시인의 글입니다